우리나라에 지역검색 시장이 있는가? Print E-mail
Written by 전병국 | 편집장   
2004년 10월 15일 (금)

현재 포털 사업자들의 검색 홍보 테마는 단연 `지역 검색''이다. 다음의 `로컬'', 네이버의 `지역 정보'', 야후의 `거기'' 등 대대적인 광고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성장세가 주춤한 검색 광고의 대안으로 지역 검색 시장을 만들어내겠다는 속내다. 기존의 지역 광고시장을 검색과 묶고 수요를 만들면 매년 1000억원 시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키워드 숫자와 광고주가 한정된 검색 광고시장과 달리 무한정의 키워드와 수많은 광고주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일 TV 광고를 했어도 결과는 신통치 않다. 광고 매출은 둘째치고, 지역 검색 사용자 숫자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단순히 시장 진입 초기상황으로 보기가 어렵다. 왜 지역 검색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검색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없어도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없으니 당연히 광고주도 없다.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검색이 큰 의미가 없다. 전화번호와 지도 찾기면 충분하다. 몇 가지 궁금증은 지식검색으로 충분히 해결된다. 그 이상은 포털의 욕심이다. 우리나라는 차를 타고 하루를 달려도 사람 구경을 못하는 미국이 아니다. 길 하나 건너면 모든 가게들이 다 모여있는데, 일부러 지역 검색까지 할 필요가 있겠는가. 미국은 지역 검색 이전에 이미 거대한 옐로우 페이지(전화번호부) 관련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지역별로 온라인도 활발하다. 2003년 한 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사업자들이 마케팅 비용의 46%를 옐로우 페이지에 지출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전통적인 시장이 검색과 만나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필요가 없는데 공급자들이 억지로 시장을 키우고 싶어한다. 검색 필요가 없는데, 광고 시장부터 욕심내는 형국이다.

또 지역 검색은 콘텐츠에 문제가 있다. 사용자를 유혹하기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다. `어디에 어떤 가게가 있는가?''도 어렵지만, `어떤 가게가 제일 좋은가?''는 또 다르다. 평가와 순위는 그만큼의 신뢰성을 보장해야 한다. 지식 검색에서 개인끼리 주고받는 대화는 모르겠지만, 그 이상은 위험하다. 검색은 신뢰가 생명이다. 검색 광고는 그 신뢰 위에 있는 것이다. 지역 검색은 공정한 순위를 매길만한 데이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의 평가가 전부다. 부족한 콘텐츠, 믿을 수 없는 평가에 광고까지 뒤섞여 있다. 지역별 편차도 너무 심하다. TV 광고로 사용자가 늘어난다고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또한 지역 검색은 일반 검색과 달리 반복 검색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압구정 성형외과'', `강남 야식집''은 한번 찾으면 그만이다. 새로운 광고 시장을 형성하기에는 검색의 특성이나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 기존 검색 광고 시장의 일부 확장으로 충분하다. `꽃배달''에서 `인천 꽃배달'' 정도로 확장하면 충분하다.

사용자는 별로 원하지 않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이면에는 기존 검색 광고 시장의 한계라는 근본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검색 광고 시장은 아직 발전의 여지가 충분하다. 기존의 영업 방식이 한계에 도달한 것뿐이다. 현재 사업자들의 검색 광고 시장 전략은 온라인적인 특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투적 영업과 가격 경쟁이 전부인 듯 보인다. 오프라인에서 흔히 보던 방식이다. 검색 광고와 검색 마케팅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

해외에서는 시티뱅크, AT&T, BMW 같은 거대 기업들까지도 장기적 안목으로 검색 마케팅을 활용한다. 하지만 국내는 여전히 중소 규모 광고주뿐이다. 새로운 광고주의 유입도 약하다. 단지 광고주들의 의식 문제인가? 이 답은 지역 광고로의 확장이 아니라 검색 광고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검색 마케팅의 특성을 살린 마케팅 방법론을 개발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광고가 아닌 마케팅으로, 가격 경쟁이 아닌 효과 경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검색은 사용자의 만족 위에 광고가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지역 검색에서는 광고와 시장 창출 욕심이 너무 드러나고 있다. 광고는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포털은 이미 검색 광고 시장에서 넘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 시장의 시스템 자체를 제대로 만들어 놓는 것이 우선 과제다. 그리고 그 이후에 물어야 한다. 사용자에게 정말 지역 검색이 필요한가? 사용자에게 집중하면 다른 것은 따라 온다.

- 디지털타임즈 2004.10.15 기고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